가난한 아이, 부처님께 흙공양 올린 공덕으로 황제가 되다
앞서 사천왕이 부처님께 발우를 만들어 바친 이야기를 말씀드렸다. 부처님에 대한 공양으로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였기에 특히 간다라 지역에서는 이를 주제로 많은 미술작품이 제작되었다. 미술작품이지만, 실상은 불교 후원을 홍보하는 일종의 광고 역할을 했을 것이다. 광고라는 말이 너무 상업적으로 들린다면 PR이라고 해도 좋다. 여하간 불교에 대한 공양과 보시를 권장하는 마케팅의 일환인 셈이다. 한국 사찰의 사천왕은 모두 갑옷을 입고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어서 공양이나 기부와는 무관한 듯하지만, 드물게 공주 마곡사의 사천왕상 중 서방광목천왕은 이런 공양의 흔적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 서방광목천은 한 손에 탑을 들고 있지만, 마곡사 서방광목천은 연잎 접시에 과일처럼 보이는 여러 먹거리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천왕의 공양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같은 거물들의 통 큰 기부활동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기부를 보면서 “역시 대단한 사람들이야”라고 감탄을 자아내는 것은 좋지만, 자칫하면 기부나 자선이란 그런 돈 많은 사람들의 일이고, 나 같은 평범한 월급쟁이들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간주해 버릴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 효과는 떨어지고 만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모범적인 사례를 보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기부와 자선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 평범한 사람들의 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